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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Movie : 책과 영화

매트릭스4 후기, 평생 바뀌지 않을 내 인생 No.1 최악의 영화.

by 소기남 2021.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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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4 - [Book & Movie : 책과 영화] - 매트릭스4, 키아누 리브스의 네오. 그가 돌아온다!

 

매트릭스4, 키아누 리브스의 네오. 그가 돌아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일본의 SF만화 '총몽' 이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단연코 '매트릭스 트릴로지'라고 할 수 있다. (매트릭스는 총몽의 영향을 받았다.) 나는 늘 주변에 매트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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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2년 전 매트릭스4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글을 남겼던 기억이 있다.

존윅 시리즈로 다시 날아오른 키아누 리브스의 포텐셜을 기존 매트릭스 트릴로지에 계승시킬 계획이었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거 망했다.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사실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긴했다.

매트릭스 트릴로지 (1~3편)은 내 인생 최고의 영화이자 '20세기의 선물'이라는 별명을 가진 역사상 길이 남을 명작 중의 명작이다.

게임계에도 21세기의 마스터피스로 뽑히는 AAA급 대작이 있으니.. 바로 '더 라스트 오브 어스' 다. (이하 라오어)

너티독의 PS4 독점작. 더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 2013)

원인불명의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퍼지게 되면서 멸망한 세계.

라오어는 그 곳에서 생존하는 두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진 참조)

과거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중년 남성과 어린 10대 소녀의 가슴 뭉클한 스토리가 일품이다.

대중들에게 게임이 오락이 아닌 작품의 영역에 있음을 알려준 기념비적인 작품.

워낙 유명한 게임 덕분에 '닐 드럭만'이라는 디렉터 또한 명감독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닐 드럭만, 라오어는 세계최대의 드라마 제작사 HBO에서 기획단계부터 시즌8을 염두해 촬영중.

1편 이후 수 많은 팬들은 2편을 기다려왔고... 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러 2020년에 라오어2가 출시하게 됐다.

그런데 출시하자마자 작품의 평가가 굉장히 좋지 못했다.

유튜브와 게임 매체 등으로 초반의 줄거리에 대해 알려지자 팬들이 바로 등을 돌렸을 정도로 말이다.

사전예약한 물품들은 무더기 반품되고 반값 할인에도 팔리지 않았다..

덕분에 닐드럭만은 명성에 엄청난 데미지를 받았고, 자신의 과거 작품을 뛰어넘지 못한 패배자로 낙인이 찍히게 됐다.

단순히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감독이 작품내에 담아둔 메시지가 굉장히 불량하기 때문이다.

예술계에는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과거에 본인이 만든 작품을 뛰어넘지 못해 부정을 하고 파괴하는 부류의 사람들 말이다..

닐 드럭만과 라나 워쇼스키 감독은 본인들이 쌓아올린 작품들의 명성을 파괴하고 있다.

그 와중에 닐드럭만과 라나워쇼스키 감독의 차이점이라면..

닐드럭만은 본인이 이런 사실을 인정 혹은 인지를 하지 못하는데 있고..

라나 워쇼스키는 영화를 제대로 만들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없었던 것 같은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조지려고 대충 만들었다!!!!! (극대노)

이에 대한 증거는 영화 초반부터 흘러 넘친다.

기억을 잃은채 게임제작자로 살아가는 네오.

그는 이미 매트릭스 1~3편을 게임으로 만든 최고의 게임감독이다.

그런데 그에게 회사 사장이 찾아와 이제 매트릭스4를 만들어보지 않겠냐고 제의한다.

그에 네오는 이미 완결된 이야기는 그대로 두자고 설득하는데 사장은 그에 응하지 않고 계속 쫓아다니며 강경하게 밀어부친다.

사장: 내가 하고싶어서 하자는게 아니야. 모기업인 워너브라더스가 하자고 쪼는데 별 수 있겠어?

....

느낌이 오는가?

바로 위에 이야기가 라나 워쇼스키가 하고 싶었던 말인 것이다.

영화에서 대놓고 워너브라더스의 압박에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를 얘기하는데..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나는 완결된 이야기를 그대로 두고 싶은데... 제작사에서 쪼아서 만들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하기도 싫은 영화를 만들게 된거고.. 네가 지금 여기 앉아있는거야.. 그러니 미안하게 됐다..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매트릭스4라는 게임(영화)을 제작하게 된 우리의 네오(감독)..

네오는 아무 생각이 없다..

본격적으로 제작에 돌입하게 되는데 감독 주변에 있는 떨거지들이 네오를 둘러싸고 짖어대기 시작한다.

매트릭스는 철학이 어쩌구, 슈뮬라시옹 시뮬라르크가 어쩌구, 호접몽이 어쩌구 블라블라 미친놈들처럼 짖어대는데 영화에서 보면 기괴할 정도로 네오(감독)를 몰아부친다.

그래서 약 빨고 만들었고.. 결과물이 이런건 당연한 것이다... 이런 메시지..

쓰다보니 또 빡치네.. 씁...

그래도 기존에 팬들이 보고 싶어하던 모습들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긴하다만..

난 진심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엿먹으라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차라리 스핀오프나 드라마로 만들던가 하지.. 후...

..

....

일본만화계에도 20세기의 선물이라는 추앙을 받고 있는 만화 '슬램덩크'가 있다.

슬램덩크는 농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10대들의 뜨거운 청춘 스포츠물이다.

잊을만하면 국내 출판사에서도 소장판을 출시할 정도.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깡패로 소문난 강백호(사쿠라기 하나미치)가 농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강백호가 농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끝나는데 있다.

작품내 시간으로 따지면 고등학교 입학식 ~ 그 해 여름까지를 다룬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막 강백호의 성장이 시작되려는 순간에 연재가 끝나서 전세계적인 원성이 쏟아지기도 했다.

작가가 죽었는가? 그것도 아니다. 매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며 다른 만화를 잘 그려내고 있다.

가끔씩 트위터에서 '후속작 그릴까..?' 라는 희망고문을 하기도.. ㅋㅋ

...

언젠가부터 레트로가 유행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과거의 유행이 반갑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주류가 되지 못하고 다시 과거에 묻히기 일수다.

추억은 추억으로..  정 보고 싶다면 가끔 직접 찾아가서 언제든 열어 볼 수 있지 않은가..!

명작 영화나 게임, 문학작품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마스터피스의 경지에 오른 것들은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를 감상하고 여운마저 곱씹어가며 느끼는게 제대로된 작품의 이해가 아닌가.. 하는 교훈을 얻은 것만 같다.

그래도 후속작에 대한 18년간의 갈망을 잠재워준데는 깊은 찬사를 보낸다.

2021.12.22. 개봉당일 퇴근 후 가장 빠른 시간표꺼라 아내가 사놓은 김밥을 차에서 먹었다.
영화관에서 매트릭스4가 Now Showing 이라니..!
당일 저녁 의정부 신세계 CGV 전경.

영화의 전체적인 감상평을 쓰지 못한채 글을 마무리 짓는게 무척이나 아쉽지만..

매트릭스4는 내 인생에 다시 없을 올타임 넘버원 쓰레기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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