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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Movie : 책과 영화

드라마) 손예진x감우성 '연애시대' 리뷰,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사랑하는 것 같아.

by 소기남 2020.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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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애시대는 2006년도에 SBS에서 방영되었던 월화 드라마이다.
난 사실 이런 드라마가 존재하는지도 잘 몰랐는데, 와이프가 자기 인생 드라마라고 추천해서 보기 시작했다.
보다보니까 나오는 '스윗소로우 -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을 듣고 2006년도에 내가 들었던 노래가 이 드라마 OST였구나 싶더라.

극중, 공혁준 - 유지호 - 유은호 - 이동진 역

주연으로는 공형진, 이하나, 손예진, 감우성 이렇게 넷인데, 메인 주인공은 손예진과 감우성이다.
드라마의 시작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손예진과 감우성의 만남으로 시작되는데, 특이한 점은 이 둘이 이미 이혼한 사이라는 것이다.
이혼한지 2년이 넘었음에도 결혼기념일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이유는 이 호텔에서 결혼해 정기적으로 결혼기념 식사권이 오기 때문.

호텔 식사 후 기념사진 촬영은 꼬박꼬박 챙기는 감우성과 손예진

그런데 또 웃긴점은 결혼기념일 외에도 밖에서 친구처럼 자주 만난다는 것이다.
심지어 감우성의 베스트프렌드 공형진과 손예진의 친동생 이하나까지 말이다.
좀 복잡한 관계가 얽혀있는데, 이런 사각관계는 일본소설에서 자주 보이는 설정이라 느꼈다.
와이프가 말해주길 실제로 일본작가 노자와 히사시의' 연애시대' 라는 소설이 원작이었다.
소설이 영화로 제작될때는 불만스러운 점이 많다.
이유는 그 긴 내용을 고작 1~2시간 안에 압축해야하기 때문.
대표적으로 예시를 들 수 있는 것이 내가 전에 포스팅했던 '냉정과 열정사이'인데, 2권의 장편소설로 된 내용을 2시간 분량으로 압축하다보니 각 캐릭터들의 고뇌와 후회를 나타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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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세상의 모든 사랑을 한 작품에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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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남자 주인공 시점만 겨우 보여주다가 끊기는데, '연애시대'는 16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어 각 주인공들의 시점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특히, 소설같은 느낌의 독백은 캐릭터의 감정을 파악하기 좋은데 영상미까지 더해져 보는 맛까지 있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어디에서 부터 사랑이라고 판단해야하는걸까?' 라는 꽤나 철학적인 고뇌를 하는 감우성.
하지만 그 순간을 변기에 앉아 칫솔질 하는 모습, 버스에서 창 밖을 멍때리다가 카드찍고 하차하는 모습 등으로 비춰보여줄때는 감독의 센스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소설과 드라마에서 나오는 주인공들은 언뜻 보면 우리와 비슷하지만 사실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무슨 직장을 다니는지 20~30대 젊은 나이에 부장/팀장을 달고 있고, 연애만 해도 어디서 돈이 나오는지 남들 일하고 있을 시간에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연애시대는 둘의 출근과 직장에서 일하는 장면,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 경비아저씨와 마주치며 매일 나누는 인사 등을 자주 비춰준다.
그리고 그 가운데 소소하게 벌어지는 일상과 에피소드가 드라마의 전체적인 부분을 관통하기 때문에 굉장히 자연스럽고 언뜻 내가 겪었던 일이라는 착각마저 들게 만든다.
원작을 초월했다는 평이 있던데 이런 센스가 한몫하지 않았나싶다.

28살 유은호 역의 손예진

주인공 중에서도 '진 주인공' 역을 맡고 있는 유은호(손예진)이다.
드라마를 봤다면 알고 있겠지만 둘 다 이혼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다.
하지만 알량한 자존심 혹은 어떠한 틀어짐으로 인해 차마 다시 결합하자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은호는 부잣집 아들인 민형중(이진욱), 심리학과 교수인 정윤수(서태화)와의 썸을 타지만, 열정적으로 다가오는 남자들 사이에서도 결국 그 둘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동진과의 재결합을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극 중후반 부에는 동진에게 직접적인 재결합 의사를 밝힌다.

25살 민형중 역의 이진욱

민형중은 동진과 은호가 결혼한 호텔 사장의 외동아들이다.
어떠한 계기로 은호를 좋아하게 되고 초스피드로 결혼까지 결정하는 추진력 있는 인물.
은호를 '진심으로 좋아하진 않으며' 결혼결심에 사심과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짜로 좋아하고 있지도 않다.'
그저 가슴 떨리는 설레임 가득한 연애와 사랑을 환상이라고 한정짓고 있는 인물.
'진심으로 사랑하고 연애해서 결혼하면 평생 헤어지지 않고 함께 하던가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사였다.

38살 정윤수 역의 서태화와 그의 부인

정윤수는 은호의 친동생 지호가 다니는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이다.
은호가 일하는 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하다가 밤늦게 혼자있는 은호의 모습을 보고 반하게 된다.
성격은 차분하고 이해심이 많은 편이지만, 부인과는 4년째 별거중이며 합의이혼을 해주지 않는 그녀 때문에 지쳐있는 상태.
은호에게 진심으로 설레이며 마음까지 착한 캐릭터지만, 은호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그도 자신만 바라보고 있는 전 처에 대해서 차갑기만한 남자다.
사랑은 한 쪽만 진심이라고 해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상징한다.

32살 이동진 역의 감우성

동진은 은호와 마찬가지로 이혼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지만 본인의 감정을 파악못하는 답답한 인물이다.
은호를 골탕먹일 생각으로 민형중을 소개시켜주는데, 그때 이후로 내적갈등을 겪으며 본심은 재결합을 원한단걸 눈치챈다.
술 취한 어느 날 '가지마.. 돌아와..' 라는 말로 은호를 흔들어놓고, 모든 걸 눈치챈 은호가 재결합하자고 할때 결정을 못내리는 답답한 행보를 보인다.
의외로 매력이 있어서 많은 여자들이 감우성에게서 헤어나질 못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제너러스한 캐릭터를 좋아한다.)

28살 김미연 역의 오윤아

4살된 딸을 두고 있는 이혼녀 역의 오윤아는 끝내주는 몸매의 소유자로서 찍은 남자를 반드시 꼬시는 매력녀다.
은호의 어릴쩍 단짝친구였는데, 스포츠센터를 등록하게 되면서 둘은 재회하게 된다.
동진을 골탕먹이기 위해 은호가 미연에게 의뢰를 맡기는데, 의외로 젠틀한 동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미연은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는 동진에게 딱 맞는 이상형이었으며 심지어 고백까지 하는데, 동진은 은호에 대한 마음 때문에 결국 받아주지 못한다.
동진 곁을 떠나며 '이제는 누구에게 의존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설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는 대사를 남기는데, 이별을 겪으며 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32살 정유경 역의 문정희

동진의 중학시절 서로간의 첫사랑이었던 정유경은 동창회에서 그와 재회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궁중요리를 하는 품격있는 여성으로 보이는데, 동진을 꼬시기 위해 은근히 여우같은 짓을 하는 귀여운 구석도 있다.
과거에 결혼까지 생각한 남자가 2명이 있었는데 어떠한 사정으로 잘 되진 못한 모양이다.
사랑의 상처를 최대한 담담하게 받아들인 성숙한 어른으로 보이지만, 이전의 아픔으로 인해 확실하지 못한 연애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정유경의 등장은 극 후반부쯤에 등장하는데, 그녀의 등장으로 은호와의 관계에 대해 우유부단하던 동진의 마음이 확실히 정유경 쪽으로 굳어버리게 된다.
이별의 아픔도 다른 사람의 등장으로 치유 혹은 변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
추가로 첫사랑에 대한 남자들의 로망과 임팩트에 대해서도 상징한다.

24살 유지호(이하나)와 32살 공혁준(공형진)

연애시대의 감초역할을 하는 유지호와 공혁준이다.
이 둘은 사랑하는 남녀에 참견과 간섭, 개입을 하지만 실제로는 별 영향력이 없음을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막판뒤집기에 성공하기에 영향력이 있는 듯 보이지만, 나는 그것을 '우연'이라고 생각한다.
남녀간의 문제와 결정은 결국 본인들이 하는 것이기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연애시대는 서로가 좋아하고 있음에도, 타이밍으로 인한 서로간의 엇갈림이 점점 커져가는 안타까운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만 더 솔직했더라면.. 이라는 생각을 보는 내내 생각하게 만들었다.
은호와 동진에게 심플하게 좀 살라고 충고하지만, 정작 본인들 일은 심플하지 못하게 군다. (이런 사람들 익숙하시죠?)
왜 우리는 쉬울 수 있는 일을 돌아가게 만드는걸까?
사실 나는 이 작품을 초반부터 둘의 결합이 되지 않을꺼라 생각하고 봤다.
심지어 동진이 정유경과 재혼까지 하지 않았는가..!
이것은 이제 Game Over 돌이킬 수 없는 결정이라 생각했고 둘의 관계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까 싶었는데 막판뒤집기에 성공하여 둘은 재결합하게 된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막판 뒤집기는 한국 드라마가 신파극과 해피엔딩을 좋아해서일까?
하지만 현실에서는 동진이 정유경과의 만남에서 끝일 것이다.
혹시나 뒤늦은 후회를 하더라도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경제적인 문제까지.. 엄청난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정도로 떠난 사람의 마음이 돌아올 일도 없을 것.)
내가 감독의 머릿속까지 들어가서 알아낼 수는 없지만, 단순하게 생각하면 '우리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말자.' 라는 걸 말해주는게 아닌가 싶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둘 같은 실수를 겪지 않도록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매 순간 최선을 다해주기로 하자.
한 권의 연애소설을 읽은 듯한 연애시대는 보자마자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동진
'그 사람을 생각했을 때 가슴이 아프면 사랑인걸까? 그 사람 생각에 잠 못들고 설친다면 사랑인걸까? 어디서부터 사랑인거고, 우리는 왜 사랑하는걸까?'
유은호
'신이 아무리 전지전능 하다지만, 그 많은 사람의 앞날을 미리 알고 정해놓을 리가 없다. 그런 불필요한 수고를 할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것을 운명이었다고 믿고싶어질 때가 있다. 지난 날을 돌아보며 그것은 운명이지 않았을가 변명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내가 제대로 알 수 있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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