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8세대 쏘나타-코드명:DN8 - 사진출처: 서울파이낸스




쏘나타는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해온 상징적인 자동차다.


2010년대가 들어서기 전까지 쏘나타를 보유하고 있는 가정은 중산층이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을만큼 인정받을 수 있는 자동차였다.


하지만 국민소득 증가와 남들보다 조금 더 앞서고 싶은 열망,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기호에 따라


사람들은 쏘나타 대신 어느새인가부터 그랜저를 더욱 구매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명차라 칭할만한 자부심, SONATA



쏘나타가 중산층의 대명사였다면 그랜저는 부유층의 상징인 자동차였었는데,


지금은 그랜저가 대한민국에서 매년, 매달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차량이 되어버렸다.


출시한지 2년이 되어가는데 평균적으로 아직까지 매달 1만대씩 팔리고 있다.


이는 저렴한 경차같은 모델이 더 많이 팔릴꺼라는 기본적인 선입견을 완전히 박살내는 것이다.


실제로 그랜저는 매 달 가장 저렴한 자동차인 모닝, 스파크를 합친 숫자보다 수천대를 더 많이 팔고 있다.


▲모닝과 스파크의 댓수를 직접 계산해보면 재밌을 것이다. (사진출처: 민교아빠님)



어쩌다 이렇게 기형적인 시장이 형성되었을까?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소득증가와 큰 차를 선호하는 한국인들의 성향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사실 한 가지가 아니다.



매우 복합적이며 내가 정답을 한가지를 찝어 이거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원인의 정중앙에 현대자동차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빅4 라 불리우며 전세계에서 4번째로 자동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여 팔아치우는 회사다.



이것은 실로 대단한 기록이며 인터넷 여론에서 까이는 것과는 반대로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다.



하지만 이들에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바로...


뼛속까지 장사꾼 마인드를 가진 기업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물건에 돈을 지불할 때, 단순히 사용비만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패션과 자동차의 경우에는 브랜드라는 상징적인 요소에도 가치가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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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가치가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명품백도 시장바구니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그 시대에 맞는 유행-트렌드를 따라 만들어왔고, 팔아서 이윤을 창출하는데 급급한 회사였다.


트렌드를 쫓는 능력하나만큼은 탁월했기에 빅4로 성장할 수 있었겠지만


이제 빅4를 넘어서 빅3로 진입하기 위한 한계점에 도달해버렸다.


현대자동차는 무얼 만들어도 '가성비'라는 단어가 수식어처럼 붙어버리게 된 것이다.



쏘나타 얘기로 돌아와서 국산 중형차 시장을 1월 판매량 기준으로 예를 들어보자.


1위. 현대 - 쏘나타 (4500대)

2위. 기아 - K5 (3200대)

3위. 르노 - SM6 (1200대)

4위. 쉐보레 - 말리부(1100대)


이런 느낌으로 형성되어있다.


특히 쏘나타는 중형차 시장 역사상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아주 위엄있는 자동차인데,


실상은 몇년 전부터 그 입지가 많이 실추된 상태다.



그 이유는 판매량의 약 60%가량이 택시모델로 판매되고 있으며 같이 합산되기 때문이다.


(SM6는 최근에 와서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으며, 말리부는 아직까지도 택시모델을 출시하지 않고있다.)


그 택시모델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2~3위까지 추락해버리는 것이다.



중형차는 패밀리세단으로 분류되며 보통 자동차 회사의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세그먼트로 인정받는다.


현대자동차 같은 상용차 브랜드에선 더더욱 중요한 포지션인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쏘나타를 중형차 1위로 만들기 위해 택시를 과하게 생산한 것이다..)





도요타 - 캠리


▲혼다 - 어코드


닛산 - 알티마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이 차들이 전부 중형 세그먼트의 자동차들이다.




현대자동차는 뼛속부터 장사꾼이었기 때문에

당장의 본인들 실적이나 채우기 바쁜 실력없는 임원진들이 쏘나타를 택시로 마구 휘둘러대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현대자동차의 이미지를 가장 잘 나타내줬어야 할 쏘나타는 기본요금 3000원대로 만날 수 있는 싸구려로 전락해버렸다.


게다가 대중들의 택시회사들에 대한 이미지도 좋지 않다.


택시회사가 대중들에게 지탄받는다면 그것은 무의식 중에 쏘나타에게로 직격탄이 되어 돌아온단말이다.


▲카카오의 카풀앱 반대 시위, 이 시위가 성공한 직후 택시요금을 기습인상하였다.




이것은 사실이며, 이러한 원인들이 소비자들을 쏘나타가 아닌 그랜저를 선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럼 어찌됐건 더 비싼 그랜져가 많이 팔리는건데 마케팅 잘하고 있는거 아니냐?"



맞다. 마케팅팀에서도 가격책정 등을 매우 잘했기에 이뤄낸 결과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랜저도 택시는 있다.



이 포스팅에서 얘기를 한번에 하자면 매우 길어지기 때문에 조금 생략하겠지만


말했듯이, 자동차 회사의 메인스타는 중형차인 E세그먼트에서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그랜저는 퇴출당했다.


한국에서 매달 1만대씩 팔아치우는 신형 그랜저IG는 아직까지 미국시장에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진출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그랜저는 한국에서만 어깨 펴고 돌아다니는 골목대장일뿐..)




내수시장에서 가장 큰 이득을 벌어들이는 현대자동차라도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수가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한 점 때문에 이번 쏘나타(dn8)은 택시모델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는데.....



사실 이런 말은 처음하는게 아니다.


YF쏘나타 때에도 그랬으며, 그 다음 후속작인 LF 쏘나타 때에도 그랬다.


내 두 눈으로 뉴스기사를 본 게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LF 뿐만 아니라 YF때도 같은 말을 했었었다. (출처: 모터그래프)




양치기 소년이라는 동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짓말을 이미 수차례 해왔기 때문에


이번이 진정 사실일지라 하더라도 이미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아, 내가 이렇게 까는 것과는 별개로 이미 사전예약은 5일만에 1만대를 넘어섰으며 대박조짐을 보이고 있긴하다.ㅎㅎ)




하지만 내가 우려하는건 현대자동차가 빅4를 넘어서 그 이상의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당장의 이익만을 추구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빅5로 밀려난다는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택시모델은 아이오닉같은 하이브리드 계통에서 전용 라인업을 구축하여 메인모델들은 절대 공급하지 않겠다고 하여 조금은 믿음이가지만......


브랜드는 신뢰도가 생명이다.




2010년경 슬로건인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 는 젊은 마케팅 직원들과 보수적인 결정권자들의 호흡 불일치로 그냥 그럴듯한 구호에서 끝나버렸다.


이번 쏘나타를 계기로 현대자동차가 자신들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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