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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aste: 음식, 맛집

해창 막걸리 9도, 12도 리뷰. #내돈내산, 막걸리계의 에르메스라는데 과연?

by 소기남 2022.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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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일하는 회사에서 공동구매를 했다며 해창 막걸리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게 막걸리계의 에르메스래."
"오 그래?"
얼마나 대단하길래 막걸리계의 에르메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건지 호기심을 자극 했다.
그래서 온라인에서 얼마에 판매되는지 가격을 알아보니..

2022년도 기준, 해창막걸리 12도, 9도 판매가격

대략적인 정가로 12도는 18,000원, 9도는 12,000원 정도 하는 듯 하다.
막걸리치고는 꽤 비싼 가격이지만,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은 아니다.
그런데 왜 에르메스라는 별명이 붙은걸까?

해창막걸리 대표 오병인, 막걸리의 고급화를 진행중이다. (출차: 이코노미 조선)

오병인 대표는 '막걸리는 왜 항상 1달러 수준의 가격에 머무는 싸구려 술이어야만 하는가!'
라는 의문과 불만에서 막걸리의 고급화를 천명했다.
확실히 와인, 양주는 수백 수천 달러도 쉽게 지출하는데 비해 전통주는 평가가 절하 되어있는 부분이 많다.
해창막걸리는 보급형과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구분된다.


보급형: 6도, 9도, 12도, 15도

프리미엄: 해창 18도, 해창 아폴로 21도


보급형은 15도 막걸리를 베이스로 희석하여 만든다.
그래서 도수가 낮을 수록 묽고, 높을수록 진하다.
당연히 15도가 가장 비싸고 도수가 내려갈 수록 저렴해진다.
프리미엄 라인업은 다른 공법으로 제조된다는데
2022년도 기준으로 해창 18도 11만원선, 해창 아폴로 21도는 110만원이다.
해창아폴로 21도는 전용용기에 순금 1돈이 각인된다하니 실제 술의 가격은 60만원정도로 보면 될듯.
프리미엄 라인업은 정성과 시간이 3배정도 더 소요된다고 한다.

Since 1927, 무감미료를 잘 기억해두자.

1927년 해남 땅끝마을에 위치한 해창 주조장.
터를 잡은 일본인이 청주를 빚기 위해 만들어진 것을 시작으로 현재 4대째 운영중인 주조장이다.
정원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관광하기에도 꽤 괜찮다는듯하다.

해창막걸리의 특징은 오로지 쌀, 물, 누룩으로만 만들어져있다는 것.

그래서 무 감미료라고 저렇게 적혀있는 것이다.

확실히 쌀과 물로만 이루어져있다.

가격이 1만원을 넘는 고급 막걸리에도 합성감미료, 설탕 등이 들어간 경우가 많다.
이 부분에서 확실한 경쟁사 대비 고급감을 깔고가는 부분.

잡설이 너무 길었다. 안주 소환.

원래 저녁까지 먹고 늦은 시간이었기에.. 다음 날 시음 해볼 생각이었지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다이어트식(?) 빈대떡으로 계란의 비중을 높게해서 만들어봤다..
자, 그럼 해창막걸리의 첫 인상은 어땠을까?
아래 움짤은 12도짜리 막걸리를 잔에 따르는 모습이다.

12도의 걸쭉함이 느껴지시는지.

처음 잔에 따를때를 잘 보면, 상당히 걸쭉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9도보다 12도가 맛이 훨씬 더 진하다.
하지만 9도나 12도나 평가는 비슷하게 내릴 수 있다.
입 안에 안착되는 감촉은 농도가 짙은 미숫가루를 먹는 느낌마저 든다.
농도가 너무 진하다보니 혀에 곡물의 입자감마저 느껴질 정도.
덕분에 막걸리에서 느낄 수 있는 탄산의 청량감은 좀 떨어지는 편.
진한 막걸리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해창 막걸리 12도, 찹쌀의 함량이 9도보다 5.1% 가량 늘었다.

이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릴 듯 하다.
그래서 그냥 원액(?)으로 먹는 건 좀 힘들고..
와인이나 양주처럼 얼음으로 희석해서 먹는걸 추천한다.
나 같은 경우는 집에 플레인 탄산수가 있어서 그걸 넣어 먹었는데 이러니 훨씬 맛이 좋았다.
근데 이러면 프리미엄 막걸리의 정체성이 좀 무너지는게 아닌가 싶기도..;;
인터넷 평가를 보니 원액 자체만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은걸로 보아 내가 술알못 일 수도 있다.
근데 이게 내 입맛인데 어쩌겠는가..
그리고 개인차를 넘어 여러분도 같은 느낌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창막걸리의 평가를 좋게 내리고 싶다.

박재범의 원소주, 전통소주를 트렌디하게 빚어냈다.

아직 나는 원소주를 먹어보진 못했지만, 원소주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많은건 알고 있다.
이 소주를 전통주로 취급을 해줘야하냐는 것이다.

전통방식으로 제조하기 or 지역 특산물로 만들기
두 가지 중 한 가지 방식을 채택하면 현재로서 전통주로 취급해준다고 한다.

원소주는 지역특산물로 만드는 방식을 채택해 전통주라는 타이틀을 달고 판매되는 제품이다.

원소주가 불 댕긴 전통주 기준. (출처: 농민신문)

덕분에 원소주는 '전통주'라는 헤리티지를 따지는 사람들에겐 이단이라는 취급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해창 막리는 완전한 전통 방식에 지역특산물을 더한 확실한 전통주 논란의 여지가 없다.

대한민국은 급속한 발전을 대가로 수많은 전통과 정신의 계승을 희생해왔다.
그래서 난 이런 업체가 대한민국에 하나쯤은 반드시 존재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래 럭셔리라는게 편하고 품질이 좋아서만 쓰는게 아니지 않나.
맛 자체는 내게 살짝 안맞는 감이 있었지만..
내게 있어 최소한 선물용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좋은 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창 막걸리가 추구하는 비전과 헤리티지에 응원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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