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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Taste: 음식, 맛집

의정부, 민락2지구) 명태명가 방문후기, 코다리를 극혐하는 대한민국 군필자들에게.

by 소기남 202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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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9일 토요일의 기록)

결혼을 한달여 앞두고 여자친구와 큰고모댁을 들러서 인사를 드렸다.

큰고모를 한 동안 잊고 지내고 있었기에 명절때도 연락 한 번 제대로 못드린터라...

방문하는 마음이 사실 썩 편하지 못했는데 격하게 반겨주시는 고모 덕에 지난 과거와 미래에 대해 즐겁게 1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누다 돌아왔다.

앞으로 정말 자주 연락드려야겠다고 마음 먹었으며 포스팅을 작성하는 현재 한 번 더 연락을 드린 상태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썩 어색한 친척들에게 인사를 먼저 드려봄이 어떨까 싶다.

큰고모댁에 방문할때 비가 많이 왔던터라 고모와 식사할 타이밍을 놓쳐 과일만 먹다왔는데, 저녁시간즈음 되어서 여자친구와 의정부 민락2지구에 위치한 명태명가라는 식당을 방문하게 됐다.

사실 나는 생선을 별로 안좋아한다.

솔직하게 말하면 싫어하는 편에 더 가까웠다.

이유는 어렸을 때 생선을 먹다 목에 찔리는 가시의 안좋은 기억과 군대에서 먹은 코다리에 대한 것이 내 뇌리에 너무 깊이 밖혔기 때문이다.

군대 코다리 강정, 냄새랑 비쥬얼만 오진다.

군대에서 속칭 짬밥으로 나왔던 코다리 강정.

윤기 흐르는 비쥬얼, 군침도는 냄새 그리고 이름이 강정이어서 닭강정과 비슷할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입에 넣었다가 충격먹고 뱉어낸 안좋은 기억이 있는 반찬이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이 반찬이 나오는 날은 짬이 좀 높은 상병, 병장들은 아예 식당에 안가거나 반찬을 집어가는 사람이 없어 수두룩한 것을 그냥 짬통에 통째로 버리는 풍경을 보기 쉬웠다.

이등병이 코다리 강정을 안먹어도 상병장들이 뭐라 하지 않을 정도의 그런 독보적 위치의 반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내가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 코다리를 먹기 위해 식당에 들어왔다.

그것도 내 돈을 주고 먹게 됐다 이말이다..

안그래도 가끔 코다리 맛있다 이런 얘기를 줏어들을때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그에 대한 호기심이 날 이렇게 오게 만들기도 했다.

참고로 코다리는 건조방식에서의 차이점이 있을 뿐이지 명태와 같은 생선이다.

 

"이번에도 맛이 없으면 내 인생에서 더 이상의 코다리는 없는거야.."

 

여자친구와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유언(?)을 남기고 코다리를 내 눈 앞에 놓이게 만들었다.

후.. 녀석, 냄새만큼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게 없구만..

하지만 내 속지 않으리...

밑반찬으로 나온 야채와 나물들.
맛있게 먹어주려면 콩나물을 넣어 먹으란다.

여자친구는 코다리를 좋아한다고 했지만, 사실 자기 돈 주고 사먹어본 적이 많이 없어서 헤매고 있으니

식당 사장님께서 찾아와 국물에 콩나물을 넣어서 먹으면 맛있다고 알려주시더라 ㅎㅎ

무조림에 살코기를 듬뿍 얹어서..
마!! 무바라!! .... '히에에엑....'

질색하는 날 두고 여자친구가 숟가락에 얹어 준 코다리.. (정확히는 명태조림이지만)

먹기 전에 진심으로 침을 꼴까닥 삼키고 먹어봤는데...

.

.

...

....

"맛있는데..??"

 

다행히 음식의 맛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맛이 있더라..

이 날로 생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김 위에 무조림, 살코기, 콩나물을 얹은 후..
양념을 FLEX..

 

나는 20대까지는 도전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이 인색하고 겁이 많은 사람이었다.

30대에 들어서면서 겨우 도전과 경험이라는 것을 모토로 살려고 노력중인데, 음식에서 만큼은 치킨, 피자, 떡볶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여자친구 덕분에 이 날 음식에 대한 스펙트럼이 꽤 넓어지게 되었는데 단순한 우스갯 거리 해프닝을 넘어 내게는 꽤 큰 사건으로 느껴지는 날이었다.

여러분들도 사소해 보일지라도 여러 분야에서 많은 도전을 해보길 응원한다.

맛집 리뷰가 인생 격언처럼 마무리 지어져버렸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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