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30대에 시작하는 그림독학 : 크로키를 접하다. (그림그리기 5~7일차)

전편에서는 유튜브 영상과 '프리핸드 인체드로잉', '디지털 일러스트: 인체그리기 사전' 을 참고하여 그려보았다.

그런데 뭐든 독학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유명한 책을 본다고 해서 어떠한 깨달음이 확 하고 다가오진 않는다.

지식이나 스킬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그렇기에 그림에서도 책을 본다고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가슴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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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런 초보들 일 수록 '~~ 잘하는 방법' 이런 것들을 검색하는 버릇이 있다. (뜨끔)

나도 그렇게 여러 블로그 포스팅과 영상 자료들을 보다가 공통적으로 귀결되는 한 지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크로키' 이다.

크로키란 어떠한 인체나 물체, 배경 등의 인상을 빠르게 캐치해서 러프하게 그려내는 방식을 말한다.

주변의 사물이나 사진 등을 참고해서 하면 되는데, 미술학도들을 위한 크로키 전문 사이트들이 여럿 있다는 정보를 찾았다.

내 경우에는 두 가지 사이트를 참고해서 했는데, 이 중에서 Senshistock 을 주로 사용했다.

1.http://www.senshistock.com/sketch/#

SenshiStock Sketch: Practice Drawing from Random Poses!

2. http://reference.sketchdaily.net/en

SketchDaily Reference Site

보통 크로키라 하면 짧으면 30초에서 10분정도를 말하며 한 시간이 넘어도 상관은 없다.

이 중에서 2~5분이 가장 무난한 시간대라고 하는듯 하여 내 경우에는 5분을 잡고 그려보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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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초의 크로키.

보면 크로키의 대상이 전부 여성이다.

크로키 사이트에서 설정을 바꾸면 옷을 입은 여성과 남성, 역동성 등을 설정할 수 있는데 나는 남성의 인체보다는 여성의 인체를 더 잘 그리고 싶어서 여성의 누드 크로키를 위주로 해봤다.

그림을 그리는 남자들이 대부분 여성의 인체를 그리길 선호하는데, 재밌는 점은 여성들 또한 여성의 인체 그리는걸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여성의 인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무언의 마력이 있는 듯 하다.

 

 

(이러면 변태라고 생각 안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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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크로키를 하니 좋은 점이 있었다.

그건 시간 제한으로 인해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또 하나는 무엇을 그려야할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매 번 보다보면 중복된 사진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땐 다음 사진으로 스킵해주면 그만이다.

5분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도 짧지도 않게 다가왔는데, 저 페이지에 8명의 사람이 있으니 40분이 걸린셈이다.

퀄리티는... 지금 얘기하지 말기로 하자.. (눙물..)

 

 

2019.0817

 

 

다음 날은 크로키를 전날 질릴만큼 했기 때문에 다시 책을 펴서 그림을 그려봤다.

중간에 스케이트 보드 타는 동작에서 안습.. ㅠㅠ 이라고 써놓은 글귀에 당시 내 심정이 느껴진다. (토닥토닥)

아래에 인체는 비율이나 선이 엉망이다. 무슨 10등신에 상체 하체 구분도 제대로 안되어 있다..

그런데 저 8월 17일자 그림에는 한가지 비밀이 숨어있다.

그것은 바로..

 

 

Figma 인체 피규어

 

 

두둥..!

인체를 그리는데 참고가 되는 남성, 여성 피규어를 구매해서 따라 그린게 위에 그림에 3포인트 숨어있었다.

잘 몰랐는데 사진으로 이렇게 보니 쫌 무섭다...;;

가격은 개당 13000원정도 줬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도움이 안되서 사놓고 한번인가 쓰고 구석에 쳐밖혀있는 상태다. (내 돈 ㅆㅂㄻ)

그래도 구성이 꽤 다양해서 가격대비 퀄리티는 준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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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한 번 봤던 투시도와 소실점에 대한 얘기가 흥미로워서 유튜브 영상을 보고 한 번 따라그려 본 것이다.

투시도에 대해서는 아직 배울 필요가 없는 듯 함을 느꼈다.

투시도를 적용하여 그림을 그리려면 선을 그었을 때 깔끔하게 뽑아야하는데 그게 안된다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혹시 그림 초보인데 투시도에 관심이 생긴다면 일단은 그냥 이런게 있구나~ 정도만 알아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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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크로키로 넘어왔다.

다른게 있다면 이번엔 시간을 5분에서 2분으로 단축해서 그려봤다.

막상 잘 보면 5분이나 2분이나 퀄리티가 큰 차이는 없어보인다.

이 때 약간의 자신이 생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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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분마다 빠르게 넘어가다보니 5분때보다 집중력이 더 필요했고 중간에는 좀 지친 기색이 느껴진다.

뒤로 오면 올 수록 선이 생략되고 형태를 빨리 그리는데 집중해서 퀄리티가 떨어져버렸다.

하지만 이런 다급함이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 관찰력을 길러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근데 바쁜 와중에 강아지는 놓치고 싶지 않아 그려넣어봤다 ㅎㅎ (고양이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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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그림쟁이들의 조언들 중에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 크로키만큼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선긋기 연습이라는 것이었다.

짧게도, 길게도 선을 끊지 않고 끝까지 쭈욱- 긋는 연습을 하는게 내공을 쌓는데 좋다고 하더라..

 

 

무협으로 치면 운기조식하는 이런 느낌이려나..

 

 

한 번 선을 긋는데 짧은 구간은 5~6초, 긴 구간에서는 15초 정도로 잡고 한 것이기에 한페이지에 대략 20~30분정도 썼던 것 같다.

근데 이걸 매일 하라니.. 본능적으로 이걸 매일 하기엔 무리가 있을거라고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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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삘이 왔는지 컨디션이 좋았는지 6장이나 그림을 그려댔다.

이때 오류인지 몰라도 남성 이미지가 한 컷 나왔던 것 같다.

오른쪽 하단에 쓸쓸하게 기타치는 남성의 모습이 그려져있다.

근데 이렇게 많이 그리는 것도 좋은데 페이스 조절을 못하면 지쳐 나가 떨어질지도 모른다.

뭐든지 적당히 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다음편에 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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