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의 불살주의, 당신이라면 이 범죄자를 죽이시겠습니까?

배트맨과 그의 숙적들

 

나는 히어로 무비 중에서 배트맨을 가장 좋아한다.

배트맨의 매력은 그가 행동원칙으로 삼는 '불살주의' 때문이다.

잔혹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누군가의 생명을 해치지 않는 것을 모토로 행동하는 것인데,

이는 윤리와 도덕적인 측면에서는 옳바른 행위로 비추어 질 수 있으나

고담시의 자경단원을 자처하며 온갖 불법행위들을 저지르더라도 범죄로부터 무고한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초기 의도와는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한 번 잡은 범죄자들이 감옥과 정신병원 등을 여러 번 탈출하여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다.

배트맨이 만들어낸 결과들은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의 법 시스템을 보고 있는 듯 하기도 하다.

 

잔혹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그들의 생명과 인권을 존중해야만 한다.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들을 잔혹한 형벌, 사형으로 다스려야 한다.

 

잔혹한 범죄를 일으킨 청소년의 처벌문제, 술에 취해 저지른 범죄행위에 감형을 해주는 것 등등 이런 문제들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달리한다.

 

브루스 웨인에게 범죄자를 처형하고 정의의 심판자가 되길 강요하는 라스 알 굴

정말로 형벌을 강력하게 하는 것만이 정답일까?

브루스 웨인조차 배트맨으로 각성하기 전엔 폭행과 절도, 살인미수 등의 범죄를 저지른 시기가 있었다.

이처럼 과거의 일을 반성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인간은 교화가 가능한가? 그건 또 불가능하다.

성범죄의 경우는 솜방망이 처벌 문제 때문인지 재범률이 60%를 넘는다고도 한다.

 

"넌 날 증오하지만 죽이지 못해. 너와 난 평생 싸울 운명이야"

 배트맨 세계관에서 조커는 절대 교화가 불가능한 캐릭터다.

배트맨의 불살주의를 누구보다 잘 꿰고 있으며, 본인이 어떤 일을 저지르더라도 인도적인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이 부분에서 뭔가 떠오르시는 분들은 없는지..?

나는 조커를 한국에 빗대어 봤을 때 소년법을 악용하는 나쁜 청소년들이 떠올랐다.

 

 

여중생 폭행사건 가해자의 sns에 올라온 글

배트맨은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사회적 딜레마를 잘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사람이 교화가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미리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배트맨은 그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고자 하는 것 아닐까?

 

미래를 예지하여 범죄자를 사전에 심판한다는 주제의 마이너리티 리포트

그렇지만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미래를 예지하는 날이 온다 하더라도,

예지력을 기반으로 누군가를 미리 처벌하는 것 또한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걸 예로 들자면 거짓말 탐지기가 알맞는 예가 될 것 같다.

거짓말 탐지기는 인간의 본능적인 조건반사를 이용한 설비로 기계적, 과학적 신뢰도는 매우 높다고 한다.

하지만 환경적, 개인간의 특성, 기계와 인간의 불안전성 등의 이유로 법적인 근거로 채택되진 못한다.

 

이 범죄자의 생사는 당신의 손에 쥐어져있다.

영화에서 리그 오브 셰도우는 더 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죽어 마땅한 자를 처리해야 한다고 한다.

잔혹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

심판할 기회를 배트맨이 아닌 당신에게 쥐어준다면 어찌하겠는가?

영화에서 브루스 웨인은 이 때 살인을 하지 않는 결정을 했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정이 반드시 옳은 일도, 그른 일도 아니다.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영화와, 책, 게임 등의 작품들은 우리들이 평소엔 겪지 못할 상황들을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DC코믹스를 통틀어 배트맨은 완벽한 사람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그 또한 불완전한 사람에 불과하다.

하늘을 날고 행성을 파괴하는 초인들 가운데서 배트맨이 빛나는 이유 또한 이런 불완전성에 의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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