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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 생각, 경험, 기록/Bike : 라이딩, 장비

오토바이 화물거래 하는 방법과 후기, 안녕 나의 친구 2018 CBR 500R ABS

by 소기남 2020.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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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4월 24일 금요일의 기록)

2018 CBR 500R ABS 를 폐지한게 언제인지 확인해보려고 지난 포스팅을 확인해보니 2019년도 12월이었다.

폐지 후 판매까지 대략 5개월정도 걸린 셈이다.

추운 겨울에는 아웃도어 레포츠들이 시즌오프를 맞이하며,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바이크족들도 마찬가지다.

2019년도~2020년도 겨울은 유난히 눈이 안내려서 라이더들에게는 축복과도 같은 계절이긴 했지만..

시즌오프에 매물을 올려봐야 판매가 쉽게 될 것 같지도 않았고, 결혼준비와 그 밖의 개인사정으로 바쁜 시기를 보냈던터라 판매에 연연하지 않은채로 지내왔었다.

내가 바이크 매물을 올리기 시작한게 대략 2월 중순쯤 부터인데, 본격적으로 시작한건 3월중순을 넘어서였다.

그리고 한달 여간 CBR 500R 의 주인이 될 분을 기다리다가 엊그제서야 주인 되실 분이 나타났다.

대구에 거주하시는 분이라 하셨는데 호기롭게도 내가 거주하는 의정부까지 올라와서 바이크를 가져가신다고 하는게 아닌가..!

원래는 이 분께서 '중검단'이라는 서비스를 요청하려고 하셨는데..

출처: 중검단 홍보 유튜브

중검단은 '중고 바이크 검수해주는 단체'의 약자를 가진 바이크 중고거래 서비스 플랫폼이다.

판매자가 바이크를 관련 업체에 맡기면 업체에서 검수를 대신 해주고 이상이 없다하면 구매를 진행하는 서비스로 구매자 입장에서 매우 안심할 수 있는 그런 서비스인 것 같다.

바이크는 중고거래가 만연하고 비양심 바이크 센터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투명한 서비스의 등장은 한국 라이더들에게 희소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나는 이미 번호판을 폐지한 상태여서 중검단 센터로 방문을 할 수가 없었고..

그분께서는 내게 사진 몇 장을 더 요구하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다가 나를 믿고 거래를 진행해주시기로 결심하셨다.

 매뉴얼, 여분의 키, 순정 부품과 기타 물품들.

사실 나는 판매글을 올려놓고도 판매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화물차가 배정이 되고나서야 판매에 필요한 서류와 기타 물품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사설이 길었으니, 이제 바이크 중고거래시 필요한 서류들에 대해 알아보자.

사용폐지증명서, 양도증명서, 신분증 사본 이렇게 3가지 서류가 필요하다.

신분증 사본은 여차하면 문자를 통해 전송하여도 무방하지만 꼭 준비하도록 하자.

 

[바이크 개인거래로 판매시 필요서류]

1. 폐지증명서 (가장중요)

중고거래시 필수불가결한 서류, 폐지신고서가 없다면 거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자.

당신이 1대 주인이라면 재발급 받을 수 있지만, 그게 아닐 경우에는 재발급 못받는다 생각하자.

2. 양도증명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관공서 홈페이지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류.

판매자의 도장 직인이 반드시 찍혀있어야만 한다. (위에 사진 참조)

당신이 구매자일 경우 판매자와 함께 관할구청에 방문한다면 서명으로 충분하지만 이런 경우는 별로 없다.

혹시라도 도장이 없는 서류를 받은 구매자들은 관할구청 근처의 도장집을 방문해서 처리하면 되니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3. 신분증 사본

앞의 두 서류에 적힌 판매자의 개인정보들로 인해 넘어가주는 경우가 많지만, 혹시 모르니 구매자의 입장이라면 받아다놓도록 하자.

나의 경우에는 신분증 사본 준비를 미리 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를 하는 날 회사 사무실에서 복사를 해가야만 했다.

이렇게 서류가 준비되었다면 기본적으로 판매의 준비는 끝이 났다고 생각하면 된다.

샤드23 사이드박스가 설치된 상태로 판매하게 됐는데, 그 안에 CBR 500R 에 필요한 물품들을 정리해서 넣었다.

사이드 박스 안에 물품들을 다 정리해서 넣었다.

바이크 매뉴얼, 여분의 키, 이제 내게는 쓸 일 없을듯한 레그색, 그 밖의 물품들..

샤드23 사이드박스에 물품들을 넣고나니 뭔가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래서 시동이 잘 걸리는지 한 번 더 확인할 겸 내려가서 바이크에 시동을 걸어봤다.

지하주차장이 워낙 조용해서 그런지 우렁차게 울리는 엔진소리가 나의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었다.

...

다음 날, 판매일이 찾아왔고 화물기사님이 약속시간에 맞추어 도착하셨다.

바이크는 지하주차장에 보관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상으로 가지고 올라가야만 했다.

녀석과 함께하는 마지막 운행.

'매뉴얼 바이크를 안탄지 몇 개월이나 되었기 때문에 타는 법을 잊은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바이크에 올라타는 순간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 이런 기분이었지....'

지하주차장의 바람을 가르고 지상으로 올라오는데 날씨가 너무 화창했던게 잊혀지지 않는다.

화물기사님에게 구비서류가 다 정상임을 확인시켜주고 구매자분께서 서류 사진을 요청하여 전송 해드렸다.

어느정도 확인 절차가 끝난 후 화물기사님께서는 바이크를 리프트에 옮겨 트럭에 싣기 시작했다.

바이크를 리프트에 얹은 후
흔들림에도 문제가 없도록 꼼꼼하게 묶어주셨다.

 

구매자님으로부터 거래하기로 한 금액들을 다 이체 받고나서..

이제 이 녀석은 내 곁을 떠나게 된 것이다.

트럭의 칸막이가 닫히고 떠날 준비를 마친 녀석.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았다.

 

정말로 떠나가 버렸다..

원래 나의 베스파와 함께 놓고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회사에서 점심시간 막간을 이용해 나왔던거라 정신이 없어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집으로 올라가는 엘레베이터에서 내가 한 가지 더 잊은 것이 생각났다.

 

'아 맞다. 마지막으로 CBR 500R과 나의 사진을 남겼어야 했는데.....'

 

이때 심정은 망연자실함에 가까운 그런 상실감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그 때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느껴졌다.

.

.

.

 

!!!

 

나는 급하게 화물기사님께 전화를 걸었다.

'기사님! 저 죄송한데 바이크 키 하나를 깜빡하고 주머니에 넣어왔어요..!!'

금방 다시 돌아와 주신다는 기사님의 연락을 받고 나는 도로가를 향해 달려나갔다.

달려가는 동안 상실감은 설레임으로 바뀌기 충분했다.

마지막으로 녀석을 한 번 더 볼 수 있다니...

왼쪽? 오른쪽?

기사님이 어느 방향에서 오실지 몰라서 계속 좌우를 번갈아가며 기다렸다.

그리고 기사님은 대략 5분정도가 지나서 오른쪽 방향에서 오셨다.

유턴을 하는 트럭의 창문을 통해 바이크 키를 건내드렸고...

멋지게 찍지는 못했지만 녀석과의 마지막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녀석과의 인연은 정말로 끝나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첫 차를 보낼때 약간의 슬픔을 느낀다는데 사실 나는 타왔던 바이크를 판매를 한 것이 이번으로 3번째다.

하지만 글을 쓰는 지금 느껴지는 감정들로 봐서 2018 CBR 500R ABS는 내게 진정한 의미의 첫 차였나보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없을 나보다 새로운 주인의 품에서 내가 가보지 못한 이곳 저곳을 누비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안녕, 나의 친구 2018 CBR 500R ABS

블로그에 많은 것들을 담지 못했지만 녀석은 내게 최고의 친구였다.

2018 CBR 500R ABS 와 함께한 시간

2018. 05. 02 ~ 2020. 04. 24 PM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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